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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링을 팔았다. 전부터 팔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잊고있었다. 오늘 마침 나갈일도 있고 해서 미리 챙겨 들고 나갔다. 한때는 그토록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에 애착하던 반지를 금은방에서 1분만에 팔아버리고 대신 현금을 지갑에 넣고 나왔다. 요즘 금시세가 좋아서 그깟 반지 하나 팔아도 꽤 괜찮은 금액을 받았다. 보통 이럴때에는 시원섭섭이라는 말이 나와야겠지만, 그냥 시원만 했다. 반지가 들어있던 케이스는 금은방 직원들에게 그냥 버려달라고 말했다. 너무 쓸데없는 것에까지 의미를 부여했었다. 그게 뭐라고. 공돈처럼 생긴 이 돈을 어디에다 써야할지 잠시 고민해보았다. 오늘 같은 날 누군가가 나한테 밥이나 술을 사달라고 하면 기분좋게 그 돈을 다 써버릴 것 같은데, 친구들이나 내 지인들은 오늘 먹을 복이 없었나보다. 피곤해서 오늘은 그냥 보내고 내일은 이 돈을 팡팡 써버릴 생각이다.
블로그에 별로 쓸 글이 없을 만큼 별일없이 산다. 어쩌면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 일들이 기록할 만한 것들이라 여겨지지 않아서 아무것도 쓰지 않은지도 모른다. 그것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그것들을 대하는 내 마음인 것 같다. 크고 작은 일들도 그냥 별일아닌듯 지나쳐간다.
예상치 못했던 일이 있다면 일년전 약속시간 바로 전에 일방적으로 약속을 펑크내고 감감무소식이었던 소개팅남으로부터 갑자기 친한척하며 연락이 왔었다는 것 정도. 물론 그 이후에 다시 만나는 일은 없었다. 직접적 거절은 없었지만, 나의 적당히 예의바르고 건조한 답변을 그가 이해했거나, 아니면 어느 외로운 저녁, 1년 전 그냥그랬던 소개팅녀한테까지 기억을 거슬러올라가서 나에게 연락한 자신을 자책하며 그는 그 날의 메일을 기억에서 지워버리려했는지도 모르겠다. 요즘 나는 초년에 아주 고생을 많이했지만, 나날이 회춘하는 노견을 돌보며 내리사랑을 체험하고 있다. 채송화 싹은 쑥쑥 자라고 있고, 반짝반짝한 아이돌들 거의 대부분이 스크래치를 입었고, 내 책상에 할 일들은 여전히 놓여있다.
아이돌 연애를 바라보는 시각은 재미있다. 티비에 나와서 사귀는 사람 없다는 말이 당연한 대답일 거 같은 아이돌이 연애를 공식화한 것을 두고, 신기하고 재미있게 보는 사람들도 있고, 반면에 상심하는 팬들도 있다. 그렇게 상심하는 팬들에게 젊은 청년이 연애하는게 당연한데 왜 상심하는지 모르겠다며, 그 아이돌이 너랑 사귈것도 아니지 않냐고 타박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이건 아이돌팬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언더에서 유명하다가 어떤 노래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잘생긴 모 가수가 크리스마스 공연 예매가 있은 후, 결혼을 발표했을때, 거의 매진에 가까왔던 공연의 취소표가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 걸 목격한 적이 있다. 배우 권모씨는 갑작스런 결혼 발표후, 손실액이 백억인가가 되었다는 뉴스도 접한 적이 있는 것 같다. 결혼이나 연애가 잘못도 아니고, 혈기왕성한 젊은 사람들이 사랑을 하고 나아가서는 결혼도 하는게 당연한 건데, 왜 팬들은 상심하고 심지어 더이상 누구의 팬임을 그만두기도 하는 것일까... 팬들도 바보나 정신병자가 아닌이상 알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누군가가 티비에서 저는 사귀는 사람이 없어요, 라고 말하는 그 순간에도 어느 누구와 사랑에 빠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이성적으로는 다 알고 있다. 심지어 어떤 팬들은 연애안하는 것도 이상하고 연애해라, 근데 사진 찍히거나 걸리지 말고, 연애하는거 티내지만 않으면 상관없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편 팬들은 현실의 이성이 아닌 스타라는 사람들을 좋아할때에는, 현실적인 사랑이 아닌 자신의 판타지를 대입시킬 수 있는 대상으로 그들을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판타지의 대상이 현실에서 사랑을 한다는 걸 직시한 순간 (바로 스타의 연애나 결혼이 공공연해지고 현실화되는 순간), 그는 더이상 자신의 판타지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여야만 하게 된다. 쉽게 말해서 크리스마스에 다른 여자를 사랑한다고 공공연히 발표한 사람의 콘서트에 가서 눈에 하트를 그리며 행복해 할 수 없을 거라는 거다. 자신이 눈에 하트를 그리며 스타를 바라보아도, 스타가 자신의 눈에 하트를 그리며 바라보는 곳은 다른 곳이라는 걸 인식하고 있기때문에, 판타지는 방해된다. 그래서 나는 아무리 요즘이 개방적인 세대가 되었다고 하여도, 스타가 공공연히 사적인 감정을 노출시키는 것은 그다지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개방적이고 스타의 연애가 인정되고 받여들여지는 것과 팬들의 감정과 관련된 마케팅은 별개이기 때문이다. 라이트팬이나 스타 개인이 아닌 노래 또는 연기만을 보고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판타지 대입 가설은 해당사항이 없겠지만, 스타 자체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어차피 팬들이 아는 스타란 보여지고 꾸며진 모습에 더해서 팬의 환상이 입혀진 것이기 때문에, 팬의 판타지에서 벗어나 현실을 보여준 스타에 대한 팬들의 상실감은 이해 가능하다. 덧글> 스포츠찌라시에 대한 반감은 차치해두고, 종현과 세경의 파파라치 사진은 예뻐 보였다. 나도 사랑에 빠졌을때 저런 모습이었을까?
드라마에 잘 나오는 설정으로 착한 신데렐라같은 여자주인공이 화장실에 칸막이 안에 앉아있다가 밖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 손을 씻으며 여주를 험담하는 장면이 있다. 또 모임이나 술자리 등에서 여자들이 같이 화장실 가면 남자들은 그들이 누구 욕이라도 하고 오는 줄 아는 사람들이 많은 거 같다.
그런데, 저러한 장면이나 생각이 어떤 프로토타입같이 여겨지는데, 이것이 일반적이냐에 대해서는 개인적 경험으로 회의적이다. 왜냐하면 내 기억엔 직장이든 학교든 술자리든 화장실에서 뒷담화하는 여자들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우선 직장이나 학교에선 화장실에서 누구 뒷담화한다는 건 굉장히 간이 크거나 하지 않으면 안되는게, 그 안에 누가 듣고 있을 줄 알고 그런 말을 잘못했다가는 구설수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뒷담화의 당사자는 아니더라도, 그와 친한 사람, 상사, 어느 아는 누구라도 남 뒷담화하는 자신을 보여서 좋을 건 없다. 게다가 화장실에서 뒷담화씩이나 할 정도로 그렇게 쾌적하고 시간을 보내고 싶은 공간도 아니고... 차라리 카페나 회사/학교 옥상, 식사자리, 퇴근/하교길 등 뒷담화를 굳이 하자면 화장실보다 안전한 공간이 많다. 술자리나 모임 때문에 할 수없이 이용하게 되는 공중화장실에서는 더더욱 오래 있고 싶지도 않고, 화장실에서 남들 험담을 할 만큼 시간적 정신적 여유도 없다. 사실 여자들은 집이나 익숙한 곳이 아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곳의 화장실을 사용하는 건 정말 할 수 없이 이용해야만 할때 뿐이다. 위생적 문제나 요즘은 특히 안전상의 문제로 왠만하면 공중화장실 이용은 꺼리는 것이 대부분일 것이라 생각된다. 여자 한명이 화장실에 간다고 하면, 가고 싶지 않아도 옆의 친구나 동료가 같이 가주는 경우가 많은데, 남자들은 왜 여자들은 화장실을 같이 가냐고 의아해하지만, (이 때문에 같이가서 누굴 험담한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은듯하다) 요즘 같이 대낮에도 별일이 다 일어나는 때에는 낯선 화장실에 여자 혼자 가게 하는 건 매우 위험할 수 있다. 특히나 우리나라처럼 남녀공용 화장실이 많은 곳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화장실에서 여자들이 하는 대화는 서로 외모 봐주기 (마스카라 번졌어?, 그 립스틱 어디꺼야? 발라볼래?, 나 치마 말려올라갔는지 좀 봐줘, 술을 너무 마셨나, 나 얼굴 빨갛지? 등등), 가벼운 일상 이야기 (어제 무슨 드라마 봤어?, 할일이 많아 죽겠어, 이번 주말에 시부모님이 오신대, 탕비실에 종이컵이 떨어졌더라, 어디어디에서 ㅇㅇ세일한대 등등)처럼 화장실에 들어온 이유와 관련이 있거나 아주 간단히 끝내거나 흘려들을 수 있는 이야기가 대부분인 것 같다. 그래서 거의 드라마마다 나오는 여자화장실은 뒷담화 작렬의 공간이라는 공식이 정말 일반적인 것인지 의아하다.
kbs 라디오 독서실에서 이윤기의 손님을 들었다.
한 손님이 두 얼굴을 하고, 혹은 두 손님이 한 얼굴을 하고 찾아왔다는 마지막의 그 구절에 대하여 평론가 유신 교수는 손님이 어머니의 영혼이 본인 제삿날에 가족들에게 선물로 보낸 사람이라고 로맨틱하게 해석했는데, 나는 그렇게 로맨틱하게 해석되지 않는다. 억센 사투리로 거침없이 말하는 현재의 뜨내기 비단장수 손님의 얼굴에서 과거 사랑스럽고 수줍던 처녀가 숨어있었음을, 한 손님이 두 얼굴을 하고 있다는 표현이 내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어머니의 제삿날에 찾아온 사랑받지 못했던 어머니의 영혼과 사랑을 잃었던 손님은 결국 한을 안고 살아온 여자의 얼굴을 같이 하고 있었던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저 평론가처럼 로맨틱한 아름다움으로 해석되기 보다는, 상황이 언뜻 아름답기도 한 듯 하지만, 오히려 그러한 운명이 잔인하고 허무하게 느껴졌다. 책은 상상하며 문장과 단어를 곱씹으며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책을 읽을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듣는 소설도 재미있다. 역시 원작을 편집 각색하는 작가의 역량이나 성우들의 연기가 관건이긴 한 건 사실인 것 같다. 이미 읽은 공지영의 사랑후에 남은 것들의 경우엔 성우와 각색한 작가의 캐릭터 분석이 내가 책을 읽으며 생각했던 주인공과 너무 달라 거부감이 느껴져서 듣다가 꺼버렸다. 또 무슨 이유인지 두번이나 방송된 은희경의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에서는 성우와 각색작가의 역할에 따라 원작의 재미가 얼마나 다르게 느껴지는가를 알 수 있기도 했는데, 나는 최근의 것이 더 좋았다. 앞의 것보다 원작이 많이 편집이 되었지만, 중요한 스토리라인은 오히려 더 잘 편집이 된 것 같고, 성우들의 연기도 훨씬 맛깔스러웠다. 예전에는 어느 평론가라는 남자분이 진행했고, 최근에는 김경란 아나운서가 진행하는데, 예전 것이 더 나은 것 같다. 최근 것에는 본격적인 책읽기 전에 시나 좋은 글을 인용해서 들려주는데, 별로 와닿지도 않고, 그 다음에는 일반인들에게서 들려줄 소설에 대한 느낌을 인터뷰하는데, 인터뷰하다가 어떤 사람은 스포일러를 흘리기도 하고, 인터뷰도 그다지 알찬 것 같지 않다. 그리고 소설리딩 후에 작가와의 인터뷰에서 김경란 아나운서는 가끔 뜬금없는 질문을 해서 작가도 뭐라 답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을 만들거나 하는 일도 가끔 있고, 인터뷰 내용에서도 뭔가 아쉬운 느낌이 많이든다. 여튼 오랜만에 한국 소설과 라디오 드라마의 매력에 빠져있는 요즘이다. * kbs 라디오 독서실 다시듣기 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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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꼭 드라마가 ..
by 이요씨 at 09/08 답글을 늦게 봤네요. .. by 이요씨 at 09/08 정말 그래요. 백배 공.. by 이요씨 at 09/08 전 이미 마음은 다 정리.. by 이요씨 at 09/08 저도 그 생각했어요. .. by 이요씨 at 09/08 호옹....전 아직도 가.. by 그리고나 at 09/07 몇 있던 그런 친구들도 .. by DUNE9 at 09/07 저도 화장실에서 뒷담화.. by 궁상지니 at 09/07 며칠만에 폭락은 했지만 1.. by 카군 at 09/07 전 여고다니는고삼 인데.. by 에 at 05/13 최근 등록된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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